[14F] 인구소멸

  • 5년 전
지금부터 30년이 지나면 내가 살던 동네가 사라질 수도 있다?

말만 들어도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이야기인데요.

그런데 이게 '설마설마' 이러면서 그냥 넘길 일이 아니래요.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가 지속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현실이라고 합니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하나 발표했어요.

전국 시군구 228곳 가운데 42.5%에 달하는 97곳이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겁니다.

소멸위험지역은 2013년에 75곳 이었는데, 6년 만에 22곳이 늘어났다는 거죠.

소멸위험지역을 설명하려면 먼저 소멸위험지수라는 걸 알아야 하는데요.

일본의 마스다 히로야 교수가 고안한 분석법으로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20에서 39세 여성 인구 수를 65세 이상 인구 수로 나눈 수치입니다.

여성 인구가 고령 인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0.5 미만이면 '소멸 위험', 0.2 미만이면 '소멸 고위험' 수준에 해당하고요.

0.5 아래로 떨어지면 다른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 한 30년 정도 지나면 마을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래요.

아무래도 도시보다는 농촌 지역 상황이 심각한데요.

전라남도는 소멸위험지수가 0.44로 이미 소멸위험지역에 해당하고요.

경상북도는 지난 10월 말 기준 0.5였는데 올해 말이면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할 거란 전망이에요.

2005년에만 해도 마을이 사라질 걸 걱정하는 지자체는 단 한 곳도 없었지만, 지금은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시간이 지날수록 비상등이 켜지고 있죠.

농어촌 지역은 어떻게든 인구를 늘리기 위해 출산지원금까지 주고 있지만 아이를 낳고 돈을 받은 뒤 취업과 교육을 이유로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가족들이 많다고 합니다.

전남 화순군에 있는 아산초등학교는 내년도 신입생이 2명이라서요.

학교가 학생 수를 늘리기 위해 타지에서 이사 오는 신입생과 전학생 가족에게 무상으로 주택을 제공하겠다고 해 화재가 됐었죠.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줄고 있는 지역은 양질의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인구 고령화도 있지만 합계출산율 0.88명이라는 전세계 유례 없는 저출산 현상이 가장 큰 문제잖아요.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