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 탈취’ 日 기업, ‘꼼수 철수’로 사업 유지 논란

  • 5년 전


국내 반도체 기업의 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일본 기업이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국 사법부의 독립성을 믿지 못하겠다"며 국내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니 문제가 더 심각했습니다.

성혜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의 핵심 반도체 기술을 탈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일본 반도체 부품업체 A사의 한국 공장입니다.

탈취한 기술은 '실리콘 카바이드 링' 제조 기술.

반도체의 재료로 사용돼 온 기존 실리콘에 비해 열과 압력을 잘 견뎌내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의 미래'로 불리는 이 기술을 빼앗긴 우리나라 기업은 개발에 7년 가까이 80억 원을 들였습니다.

A 사는 재판에 넘겨지자 "일본 기업에 대한 한국 법원의 판단이 우려된다"며 "한국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여전히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반도체 부품 업체 A사 관계자]
"(문제가 된) 사업을 접은 거고, 다른 아이템을 검토 중인 단계예요. 일본 쪽에서 생산을 이미 하고 있는 사업이에요. "

탈취한 기술 관련 사업만 일본으로 옮기고, 다른 사업은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피해 회사는 '꼼수 철수'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피해 기업 관계자]
"형사 재판도 하고 있고, 회사 장비를 외부로 반출하거나 사용하지 말라는 민사 소송을 제기한 거죠."

유출된 기술이 일본을 거쳐 다른 나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뉴스 성혜란입니다.

saint@donga.com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박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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