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만나면 오빠"…성희롱 일삼아도 '재임용'

  • 5년 전

◀ 앵커 ▶

사립대학들의 부도덕한 운영, 그렇다면 어느 정도일까요?

성희롱 의혹이 불거진 교수를 재임용한 한 사립대도 있었습니다.

윤정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과 A 교수의 연구실.

문에는 명패 대신 '성범죄자의 방'이란 포스트잇이 붙어있습니다.

A 교수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한 발언입니다.

[A 교수 수업 녹취(지난해)]
"자, 우리 까놓고 얘기해봅시다. 우리 밖에서 만났으면 나 오빠였을 거 아니야. 솔직히. 내 친구 여자친구들이 당신들보다 어려."

여대 비하 발언도 있었습니다.

[A 교수 수업 녹취(지난해)]
"제가 이 교수 자리 어떻게 왔는지 아십니까? 뭔가 지방 대학은 가기 싫고 '앗싸, 여대다' 하고 성신여대를 지원했죠."
(아… 진짜 짜증나)

이 밖에도 제자에게 "널 보면 전 여자친구가 생각이 난다", "어린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말하거나, 개인 교습 중 손을 잡는 등 성희롱·성추행 신고가 접수돼 지난해 6월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본부 성윤리위원회와 교원인사위원회는 각각 '징계 의견'과 '재임용 탈락' 의견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이 의견을 받아든 교원징계위원회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구두경고'라는 가장 약한 수위의 징계를 내렸고 결국 A 교수는 재임용됐습니다.

학생들은 말도 안 되는 처사라며 재임용 반대 시위를 벌였습니다.

[고희선/성신여대 총학생회장(지난 6일)]
"당신의 사과와 사죄를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습니다. 당신이 성신으로 돌아올 자리 없습니다."

결국 A교수의 수업은 아무도 수강신청을 하지 않아 폐강됐습니다.

교육부는 성신여대의 징계 절차가 적절했는지 살펴보고 필요할 경우 수사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