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근무…집배원 또 숨진 채 발견

  • 5년 전

◀ 앵커 ▶

지난달 충남 공주에서 30대 비정규직 집배원이 숨진 데 이어, 어제는 당진에서 40대 집배원이 자기 집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집배원은 우체국 근처에서 혼자 살며 하루 12시간씩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충남 당진우체국 소속 집배원 49살 강 모 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출근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동료들이 강 씨 집에 가봤더니 집 안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외상 흔적이나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정황 등은 없었습니다.

집배원 강 씨는 출근 시간을 줄이기 위해 우체국 근처의 작은 원룸에서 혼자 생활해왔습니다.

강 씨는 대전에서 자동차 판매와 택배 배송 일을 하다, 지난 2014년 당진우체국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했습니다.

가족과도 떨어져 지내며 열심히 일한 끝에 1년 전, 소원했던 정규직이 됐지만, 하루 12시간 안팎의 과중한 업무로 늘 피곤함을 호소했습니다.

[강 모 씨 아내]
"늘 하는 얘기가, "아, 너무 피곤하다. 아, 여기 시골이어서 그런가, 왜 이렇게 일이 많냐?" 막 항상 그랬었어요. 진짜."

집배원 노조 측은 강 씨가 평소 지병이 없었고 지난 3월 건강검진에서도 특이 소견이 없었다며 과로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박영환/전국우정노동조합 당진지부장]
"아침 8시 출근하면 저녁 거의 8시까지는 근무하는… 당진 같은 데는 주 60시간도 나오고 70시간도 나오는 분들이 있어가지고…"

우정사업본부는 노조와 함께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망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