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시도?…"휴대전화 기록 삭제"

  • 5년 전

◀ 앵커 ▶

충돌사고를 낸 크루즈선 선장이 사고가 난 직후에 휴대전화 기록을 삭제한 사실이 헝가리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어쩌다 사고를 냈고, 또 왜 사고를 내고도 구조활동은 안 했는지, 숨기기 위한 걸로 의심되는데요.

헝가리 검찰을 직접 만나서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김수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국인 33명을 태운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은 크루즈선의 선장이 사고 이후 자신의 휴대전화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러브 페렌츠/헝가리 부다페스트 검찰청 부대변인]
"최근 수사 정보에 따르면 선장은 사고가 일어난 직후 본인 휴대전화에서 정보를 삭제했습니다. 증거의 내용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삭제한 걸로 추정되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웠는지는 확인중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그동안 크루즈 선장측은 어떠한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항변해 왔습니다.

하지만 사고당시 전화통화를 했거나 사고를 낸 걸 인지하고서도 이를 감추려 한 것 아닌지 의심됩니다.

의혹이 제기된 음주항해에 대해선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닌 걸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헝가리 검찰은 이 같은 증거인멸이 보석 신청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브 페렌츠/헝가리 부다페스트 검찰청 부대변인]
"만약에 법원도 (휴대전화 기록) 삭제가 증거 확보 작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면 보석금을 내도 풀어줄 수 없게 됩니다."

크루즈 선장이 두달 전에도 네덜란드에서 충돌사고를 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해당 배에 있었지만, 선장은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44년 무사고 경력이라는 변호인 주장은 거짓인 셈입니다.

헝가리 검찰은 유람선 침몰 사고에 대해 애도의 뜻을 밝히면서 사고 원인 조사와 크루즈 선장 등 책임자 처벌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교통사고 전문 검사 5명을 투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독일에선 바이킹사의 또 다른 크루즈선이 수문을 지나다 충돌하는 등 지난 10년간 12번의 사고를 낸 바이킹 사에 대해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MBC뉴스 김수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