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궁' 없던 한차례 조사…20쪽 조서엔 "모릅니다" 뿐

  • 5년 전

◀ 앵커 ▶

지난 2013년 김학의 전 차관 수사 당시, 검찰은 김 전 차관을 단 한 차례만 비공개로 불러서 조사했습니다.

당시 검찰 조서 내용을 저희 MBC 취재진이 확보했는데요.

김 전 차관의 진술을 그냥 받아적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임소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2013년 11월, 검찰은 김학의 전 법무차관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비공개 소환했습니다.

김 전 차관의 진술 조서내용을 보면, 검찰이 김 전 차관을 상대로 던진 첫 질문은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아느냐?"는 것이었고 김 전 차관은 "모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검사는 추가 질문도 하지 않은 채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이미 검찰은 김 전 차관과 아는 사이라는 윤중천 씨의 진술까지 받아놨는데도, 윤중천을 모른다는 김 전 차관의 대답에 전혀 반박 증거를 제시하거나 재추궁하지 않은 겁니다.

수사검사는 또, 김 전 차관이 사용하던 차명폰의 번호를 제시하며 본인 것이 맞냐고 묻습니다.

아니라고 부인하자, 역시 추가 질문은 없었고, 차명폰을 빌려줬다는 김 전 차관 지인의 진술을 대며 반박하지도 않았습니다.

mbc 취재 결과 김 전 차관에 대한 검찰의 유일한 소환 조사는 이렇게 단순한 질문에 김 전 차관이 모른다, 혹은 아니다'로 답하는 형태가 반복됐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조사시 질문과 답변을 기록한 조서도 불과 20여쪽 분량.

지난 주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김 전 차관의 소환에 대비해 마련한 질문 지만 105페이지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사의지가 없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해보입니다.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은 6년 전 김 전 차관에 대한 검찰 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고 보고 그 배경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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