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운명 가를 국민연금…소액주주와 손 잡나

  • 5년 전

◀ 앵커 ▶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주주총회가 이달 말 열립니다.

횡령과 배임 등으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주주들의 위임을 받아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나선 상황인데요.

만약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연임이 안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시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는 27일 열리는 대한한공 주주총회의 안건은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입니다.

조 회장이 자리를 지키려면 주총에 참석하는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무난히 통과됐던 예전과 달리, 올해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조 회장이 2백억대 횡령,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다, 그 일가의 갑질 행위가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연임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 직원 등 7개 시민단체들은 소액주주들과 기관투자자들의 위임을 받아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나섰습니다.

[박창진/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
"우리 사회의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업문화, 저질적인 대한항공 조씨 일가의 이런 문화들을 개선할 수 있도록 소액주주운동, 주주권 행사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하지만 최대주주인 한진칼과 조양호 회장 등 특수관계인 주식이 33% 가량이어서 소액주주만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분 12%를 가진 2대 주주, 국민연금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이미 대한항공에 갑질 개선책을 요구하고 불합리한 지배 구조를 지적하며 '경영 참여'까지 심각하게 고려했던 상황.

여론을 봐서라도 연임에 찬성표를 던지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입니다.

여기에 연임에 반대하는 지분들이 일부 가세하면, 조 회장을 끌어내릴 수 있을 거란 계산입니다.

퇴출 위기가 감지되자 조 회장은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9개 계열사 중 6곳에서 물러나겠다며 배수진을 쳤습니다.

하지만 정작 한진칼과 대한항공 등 핵심 3곳의 자리는 지켰습니다.

조 회장 일가의 불법과 갑질이 반복될 수 있었던 건 사주를 견제할 장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란 비판이 거센 가운데,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 됩니다.

MBC뉴스 정시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