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정상회담' 돌연 취소…충격의 하루

  • 6년 전

◀ 앵커 ▶

트럼프는 트럼프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기한 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돌연 취소했습니다.

그 가짜뉴스 같은 진짜 뉴스에 지난밤 세계가 놀랐고 공을 넘겨받은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많은 이들이 긴장했습니다.

의외로 북한은 신속하고도 절제된 표현으로 여전히 대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오늘 뉴스데스크는 시작을 이렇게 하겠습니다.

하루 사이 북한과 미국이 공개한 세 건의 문서를 뜯어보면서 행간의 의미부터 찬찬히 짚어보겠습니다.

김정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핵 실험장 폐기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던 어제 아침 8시40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미국 펜스 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미국의 2인자를 향해 "무지몽매하다" "아둔한 얼뜨기다" "주제넘게 놀아댄다"며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아무리 '북한식 화법'이라해도 너무 나갔다는 불안감이 퍼질 즈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당신들의 엄청난 분노와 적대감을 봤을 때 계획했던 회담은 부적절하다"는 정상회담 취소 선언이었습니다.

"당신의 핵 능력보다 우리의 핵 능력이 훨씬 크고 강력하다"는 위협도 다시 등장했습니다.

북한의 반응은 신속했습니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회담 취소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보면 북미 정상회담은 취소됐습니다.

하지만, 편지의 행간은 달랐습니다.

트럼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각하'라는 호칭까지 사용하며 정중함을 잃지 않았고,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전화나 편지를 달라고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김계관을 내세운 김정은도 답글을 통해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이었고 "트럼프 방식을 은근히 기대하기도 했다"며 자세를 한껏 낮췄습니다.

나아가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만남을 취소하는 편지였지만 만남을 기다리는 내용을 주고받은 만큼, 북미 정상회담의 운명은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김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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