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시선] '라돈 침대' 파문…'음이온 공포' 확산

  • 6년 전


◀ 앵커 ▶

'우리 집 어딘가에서 방사선 물질이 방출되고 있다.' 생각만 해도 불안한 일입니다.

국내의 한 침대 브랜드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을 방출하는 '라돈'이 검출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침대뿐 아니라, 다른 생활용품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오늘(21일) 앵커의 시선에서는 확산되는 '음이온 공포'와 그 대처 방안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라돈 침대'와 관련해 이제까지 나온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일반 가정뿐 아니라 리조트 같은 대형 숙박시설 그리고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 기숙사까지 라돈 침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집에 라돈 침대가 없으니 안심"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말이 있습니다.

'내부피폭'이란 말이 나왔는데요.

1차 조사 때는 문제 없던 침대가 2차 조사에 문제가 있는 걸로 밝혀졌는데 이 '내부피폭' 수치를 뒤늦게 발견한 겁니다.

현재 생활방사선법에 따른 연간 피폭 방사선량 기준은 1밀리시버트입니다.

1밀리시버트, 감이 잘 안 오시죠?

1만 명당 1명꼴로 암을 유발하는 정도의 방사선량입니다.

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 한 번 하면 보통 0.1~0.2밀리시버트 정도가 노출됩니다.

'라돈 침대' 1차 조사할 때는 외부 피폭만 측정했더니 0.25밀리시버트가 나왔죠.

기준치를 넘지 않았던 겁니다.

그런데 2차 조사에서 내부 피폭량을 재보니 최대 37배나도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자, 내부 피폭과 외부 피폭, 차이가 뭘까요?

외부 피폭은 엑스레이 촬영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방사능이 피부와 신체를 통해 노출되는 거죠.

내부 피폭은 숨을 쉬거나 음식을 먹을 때 방사선 입자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말합니다.

우리가 침대에 잘 때, 코와 입이 침대에 닿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침대 같은 생활용품의 경우에는 당연히, 내부피폭이 더 심각한 문제인 겁니다.

비단, 침대만의 문제일까요?

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라돈이 검출된 원인이, '모나자이트'라는 음이온 파우더인데요.

이게 다른 생활용품에도 사용됐다고 합니다.

확인된 제품들만 보죠.

토르말린 뷰티 파우더.

목욕이나 세수할 때 쓰는 분말이죠.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 결과, 연간 허용 기준인 1밀리시버트를 넘는 걸로 나왔다고 합니다.

회사는 수거 조치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모나자이트와 같이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질을 사용한 제품이 많습니다.

속옷, 생리대, 마스크 등 입는 것부터 아이크림이나 비누 등 바르는 것, 소금처럼 먹는 제품에도 있습니다.

일단 조사 결과 연간 피폭량 기준치에는 모두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래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방사성 물질은 몸 안에 한 번 들어오면 완전히 붕괴할 때까지 계속 방사선을 내뿜기 때문이죠.

'친환경' 건축 자재로 쓰이는 물질에서도 방사선이 방출되기도 하는데, 이미 몇 차례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관련 보도 보시죠.

◀ 리포트 ▶

[2017년 07월 13일 오상연 뉴스데스크]

친환경 자재들로 지었다는 집은 완공된 지 6개월이나 지났지만 '새집 냄새'가 여전합니다.

[채용옥/집주인]
"눈도 따가워서 눈물도 나고 목도 좀 칼칼한 것 같고, 불안감 때문에 이사를 못하고 있어요."

실내 공기 질을 측정해 보니 1급 발암 물질 '포름알데히드'는 신축 주택 기준 0.2ppm보다 2배 이상 높았고 지하 공간에서는 폐암 유발 성분인 '라돈'이 실내 기준치를 2배 넘게 웃돌았습니다.

'친환경' 표시 제품에서도 유해 성분은 방출될 수 있습니다.

현행 규정상 '친환경' 표기는 재활용 재료 비율이나 에너지 효율성 등이 높아도 할 수 있습니다.

◀ 앵커 ▶

'케모포비아.'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증을 말하는데요.

전문가가 아닌 사람은 쉽게 측정도 못 하는 화학물질로 인해 우리의 삶이 공격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라돈 침대'00 사태는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불리기도 합니다.

정부가 위해성을 모른 채 10년 이상 판매를 허용해왔다는 점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닮았고요.

그렇다 보니 20만 원이 넘는 라돈측정기, 지금 없어서 못 산다고 합니다.

'회사도, 정부도 못 믿겠으니 내가 직접 측정하겠다.'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거죠.

당장 대책이 시급합니다.

직접 측정기를 구입해서 주민들 대신 측정을 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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